한번쯤 되돌아 볼까

근심은 알고나면 허수아비다

shepherd2 2008. 10. 20. 14:57

 강물이 깊으면 물이 조용하다 > Today
 

근심은 알고나면 허수아비다.

 

 

  

나는 근심에 대해서 근심하지 않는다.

근심은 알고 나면 허수아비다.

 

곡식이 익어가는 들판으로 가서 허기를 채우려면

필연적으로 마주칠 수밖에 없는 복병들이다.

하지만 어떤 참새라도

그 복병들을 근심할 필요는 없다.

 

허수아비는 무기력의 표본이다.

망원렌즈가 장착된 최신식 장총을 소지하고 있어도

방아쇠를 당길 능력이 없다.

 

자기 딴에는 대단히 위협적인 모습으로 눈을 부릅뜬 채

들판을 사수하고 있지만, 유사이래로

허수아비에게 붙잡혀 불구가 되거나

목숨을 잃어버린 참새는 한 마리도 없다.

 

다만 소심한 참새만이 제풀에 겁을 집어먹고

스스로의 심장을 위축시켜 우환을 초래할 뿐이다.

 

나는 열 살에도 근심이 있었다.

나는 스무 살에도 근심이 있었다.

나는 서른 살에도 근심이 있었다.

나는 마흔 살에도 근심이 있었다.

 

그런데 그 때의 근심들은

모두 어디로 사라져 버렸을까.

지금은 흔적조차도 찾을 길이 없다.

 

근심에 집착할수록 포박은 강력해지고,

근심에 무심할수록 포박은 허술해진다.

 

하지만 어떤 포박이라고 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1백 퍼센트 소멸해 버린다.

이 세상 시계들이 모조리 작동을 멈춘다 하더라도

시간은 흐른다.

 

지금 아무리 크나큰 근심이 나를 포박하고 있어도

언젠가는 반드시 소멸하고야 만다는 사실은 자명하다.

 

그런데 내가 왜 시간이 흐르면 1백 퍼센트 소멸해 버리는

무기력의 표본 허수아비에 대해 근심하겠는가.

 

 

-"그대에게 던지는 사랑의 그물" - 이외수님-

 

-----------------------------------------

 

우리네 삶을 조금 들여다보면

모든 일에 조바심으로 가득하고

그로인한 불안으로 많은 시간을

쫓기는 듯 살아감을 알 수 있습니다.

 

조금만 여유로운 마음 갖는다면

아무 일도 아니듯 지날 일을

그저 지금 아니면,

그렇게 하지 않으면,

내가 아니면 안 되는 듯

강박으로 살아갑니다.

 

그저 그런 근심에 사로잡혀

불안한 마음을 떨칠 수 없다면

그런 하루하루의 삶은

내가 중심이 되어 살아 내는 게 아니라

근심에 사로잡혀 버둥대는 서글픈 삶 아닐 런지요?

 

약간의 여유로

근심에서 빗겨 서 계시길 소망합니다

 

<당신이 머문자리는 아름답습니다 까페에서>

하룻길에 작은 마음의 문을 열수 있는 그런 주말을 전하며 유하 

 

 

'한번쯤 되돌아 볼까' 카테고리의 다른 글

老 年 四 苦  (0) 2008.10.20
상처없는 새가 어디 있으랴  (0) 2008.10.20
대나무가 주는 교훈  (0) 2008.10.19
그래 그렇게 사는거야  (0) 2008.10.19
빈배가 주는 깨달음  (0) 2008.1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