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 들여 준비한 음식, 이바지
이바지란 ‘정성 들여 음식을 준비하다’라는 뜻의 ‘이바지하다’라는 말에서 왔다고도 하고, 잔치를 뜻하는 순 우리말인 ‘이받’에서 파생된 말이라고도 한다. 원래 이바지 음식은 시댁의 사당에서 조상에게 결혼을 고하는 제를 올리기 위해 신부 측에서 온갖 정성으로 마련해 가던 음식이다. 현대에 와서, 신부 측에서 사돈에게 드리는 정성과 인사의 의미가 더해져 사돈 간의 정을 느낄 수 있는 아름다운 풍습이라 할 수 있다.
이바지 음식은 친정어머니의 요리 솜씨와 정성을 자랑하는 자리가 되기도 하는데 이 때문에 가장 솜씨 좋은 요리를 보내는 경우가 많다.
가풍에 따라 만들었기 때문에 어떤 음식을 꼭 보내야 한다는 규정은 없지만, 기본적으로 육류와 전, 찜, 밑반찬이 들어가고 12가지의 양념과 산적, 찜, 과일, 한과, 떡, 육회 등이 포함된다. 요즘은 집에서 만드는 것보다 이바지 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에 맡기는 경우가 많지만 신부 측의 정성을 표시할 수 있도록 꼭 직접 요리한 음식이 포함되도록 하는 정성이 필요하다.
이바지 음식의 경우 시댁 식구뿐 아니라 시댁을 찾은 손님들과 함께 나눠 먹는 음식이기 때문에 그 댁의 상에 올랐을 때 신부 댁의 정성을 얼마나 깊게 전달할 수 있는가에 대해 꼭 생각해보는 것이 중요하다.
정성 들인 음식인 만큼 담는 법 또한 중요하다. 플라스틱 그릇은 자칫 성의가 없어 보이고 비위생적으로 보일 수 있으므로 가급적 피하는 것이 좋다. 가장 보편적인 것은 종이함이나 대바구니이며 도자기 그릇이나 목기를 사용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내는 것도 좋다.
그릇이나 바구니에 담은 후 한지로 한 번 두르고 보자기로 싸서 보낸다. 이바지 음식에 있어 주의할 점은 날것의 음식을 보내는 것은 전통적으로 실례가 되는 행동이다. 갈비 세트나 굴비를 보낼 때는 반드시 사전에 시댁과 상의하는 것이 좋다.
약밥 우리나라에서는 예부터 꿀을 약이라 하여 꿀밥을 약반 또는 약밥이라 불렀다는 설과 먹는 것은 모두 약이라는 약식동원 사상에서 비롯되어 약밥이 밥 중에가장 약이 된다 하여 약밥이라 불렀다는 설이 있다. 찹쌀과 대추, 밤, 잣 등에 재료들이 달콤한 꿀과 어우러져 간식용으로도 좋지만 든든함이 느껴져 손님 대접시 좋다.
떡 우리나라 잔치에 있어 빠질 수 없는 떡은 미감이 오래도록 기억되는 특성을 지녀 이바지 음식의 기본 아이템이라 할 수 있다. 단자, 절편, 부편, 경단 등 다양한 종류가 있어 선택의 폭이 넓고 양이 푸짐해 참석한 사람들에게 나눠줄 수도 있다.
모듬전 색색의 모듬전은 보는 것만으로도 푸짐한 요리이다. 잔칫상에서 술안주로 인기가 높아 이바지 음식으로 빼놓지 말아야 할 것 중 하나. 육류, 어류, 채소 등의 색을 고려해 다양하게 선택하되 시간이 지나도 물이 생기지 않는 재료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갈비찜 한우고기를 사용해 밑간을 한 다음 갈비찜을 만든다. 갈비의 경우 날것으로 보내기도 하는데 전통적인 예의에 어긋난 것이다.
해물찜 꼬치 새우, 전복, 홍합, 문어 등 다양한 해산물을 갖은 야채를 넣어 달인 맛간장으로 졸여 꼬치에 끼운 해물찜 꼬치는 손님들에게 귀한 음식으로 느껴지며, 음식상 위를 더욱 풍성하게 만들어주며, 술안주로도 안성맞춤이다.
요리|김태련(하나원 2278-7117) 그릇|광주요(3446-6543) 참고도서|〈전통혼례음식〉(김덕희 지음, 광문각 펴냄)
사진|안형준 에디터|이은경
결혼전문지 Wedding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