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앙쿠르 암석' [알아두면 좋은것 ] | choidk7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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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록거울> '리앙쿠르 암석'기사입력 2008-07-18 09:30
독도를 '리앙쿠르 암석'으로 표기한 온라인 백과사전 위키피디아.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편집위원 = '김개똥'이라는 한국인 이름을 외국인이 자기 편의대로 고쳐 불러도 될까? 예를 들면 '존 볼턴'이라고 말이다. 게다가 귀에 익숙하고 다수가 그렇게 한다는 이유로 '김개똥'이 아닌 '존 볼턴'으로 너나 없이 부르고 표기한다면 당사자의 심정은 얼마나 참담할까? 17-19세기의 서세동점 시대에는 이런 일이 너무도 흔했다. 유럽의 땅 이름과 사람 이름, 배 이름 등이 무차별로 붙여졌다. 그리고 지금도 버젓이 그렇게 호칭된다. 더 슬픈 일은 원주민 자신조차 본래 이름을 까마득히 잊어버린 채 타인이 붙여준 엉뚱한 명칭을 당연스레 여기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최근 출간된 주강현 해양문화연구소 소장의 저서 '적도의 침묵'은 읽어갈수록 고통스럽다. 유럽이 아메리카를 넘어 태평양을 경영하고 아시아로 파고드는 과정이 현지 취재를 바탕으로 생생하게 그려져, 간과해온 역사의 사실과 진실들이 충격적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그 사실과 진실을 가린 왜곡과 무지에 대한 깨달음이 주는 통증도 크다. 무차별적 개명의 상처는 지금도 태평양 섬들에 고스란히 새겨져 있다. 특히 19세기 동안 총과 대포로 무장한 유럽인들은 자본주의와 기독교를 앞세우고 현지의 문화적 정체성을 깡그리 파괴하면서 극악하다 싶을 정도로 이익을 극대화했다. 하와이를 처음 '발견'했다는 제임스 쿡 선장이 그 대표적 사례다.
이른바 '대항해' '대탐험'라는 류의 용어는 철저히 유럽적 시각을 반영한다. 그들은 백단향(白檀香) 무역으로 주머니를 두둑하게 챙기며 태평양 섬들의 자연생태계를 박살내더니 대규모 포경선단으로 '바다의 제왕'인 향유고래를 작살내 그 씨를 말려버렸다. 그들이 가져온 전염병으로 섬의 인구가 격감하고 현지 문화가 제멋대로 유린된 건 물론이다. 그들은 '발견'하는 곳마다 자기 편의대로 이름을 갖다 붙였다. 작은 섬들이 모였다고 해 미크로내시아, 검은 이들이 산다고 해 '멜라네시아', 섬이 많다고 해 '폴리네시아'라는 식이다. 현지 지명은 완전히 무시됐고, 대신 자신들의 고향 지명, 선장 이름, 후원자 이름을 닥치는 대로 붙여버렸다. 필리핀은 스페인 국왕인 펠리페 2세의 이름을 딴 것이고, 마리아나 제도는 여왕 이름에서 유래했다. 쿡 선장이 머물렀다고 해 쿡아일랜드, 철혈제상 비스마르크 이름을 빛내기 위해 비스마르크 제도, 덴마크 항해가 베링이 지나갔다고 해 베링 해라는 식이다. 마셜 군도, 길버드 제도,뉴브리튼 등도 마찬가지다. 주 소장은 "지도와 지명의 제국주의는 이 같은 임의 작명과 분할을 통해 완성됐다"며 "어디에도 원주민들이 쓰던 고유 명칭은 보이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한다. 토착적 문화와 종 다원성은 무시된 채 유럽인들에 의해 섬들의 이름이 '새삼스럽게 발명'됐다는 것이다. 유럽인들의 이런 일방적 '광기'가 한반도와는 무관할까? 전혀 아니다. 우리 또한 그들이 남겨놓은 발자취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에서 마음이 불편할 수밖에 없다. 3세기 동안 태평양 한복판에서만 무려 100만 마리의 향유고래를 작살낸 유럽포경선단은 그곳의 고래가 멸종 상태에 이르자 북서태평양에 있는 한반도 근해까지 진출해 무차별적으로 잡아들인다.
프랑스 포경선인 리앙쿠르 호가 동해에 나타난 것은 1849년이었다. 그해 조정에는 동해의 양양 앞바다와 울릉도, 독도 등에 이양선(異樣船)이 나타났다는 장계가 잇따라 접수됐다. 이런 내용은 '일성록' '비변사등록' '승정원일기' 등에 낱낱이 적혀 있다. 독도에 '리앙쿠르 암석'(Liancourt Rocks)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게 바로 이때였다. 명명자는 물론 프랑스인들이다. 조선의 지명을 유럽인들이 제멋대로 갖다 붙였던 사례는 부지기수로 많다. 제주도에서 측량작업을 한 영국인 벨처는 한라산을 '오클랜드 산'이라고 명명했고, 프랑스 함대 사령관 로즈는 월미도를 자신의 이름을 따서 '로즈 섬'이라고 부르게 했다. 거문도는 영국인들이 '해밀턴 항'이라고 했고, 제주도 우도는 '뷰포트 섬'이 돼야 했다. 최근 독도 문제를 놓고 한국과 일본 사이에 또다시 긴장의 파고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리앙쿠르 암석'이 뉴스의 한 초점으로 떠올랐다. 미국 의회도서관이 장서 분류ㆍ관리의 주제어로 현행 '독도'를 '리앙쿠르 바위섬'으로 바꾸려는 계획이 한국인 사서의 노력으로 보류됐다는 것이다.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많은 기록들이 독도를 '리앙쿠르 암석'으로 표기하고 있는 현실을 부인할 순 없다. 160년 전, 프랑스 포경선원들이 편의대로 갖다 붙인 명칭이 한국의 '독도'와 일본의 '다케시마' 사이에서 묘한 역할을 하는 현실이 또한 고통스럽다. 양국 분쟁의 와중에서 그나마 중립적 의미를 지니는 단어로 '리앙쿠르 암석'이 제3국 사이에서 쓰이고 있는 실정이어서 뒷맛은 매우 씁쓸하다. ido@yna.co.kr <연합뉴스 긴급속보를 SMS로! SKT 사용자는 무료 체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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