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당신께 사귐을 청합니다
당신과 사귀고 싶습니다.
너무 가까이 다가서지도 말고
너무 멀리 떨어지지도 않으며
변함없이 늘 그 자리에서 당신과 사귀었으면 합니다.
정이 넘쳐 버거워지지 않을
꼭 그만큼만 당신과 사귀고 싶습니다.
마음이 너울너울 웃자라지 않고
눈길이 너무 모자라서 아쉽지도 않게
안타까운 사연들이 조금씩만 덜어지도록
적당히 떨어진 각자의 자리에서 마음을 주고 받았으면 합니다.
나는 수줍고 가난하여
한다발의 꽃을 선물하지 못합니다.
꽃대신 향기로운 내 마음을
더도 덜도 아닌 단 한줌만 당신께 드립니다.
너무 큰 마음을 드리지는 않으렵니다.
세상에서 가장 가벼우면서도
또한 가장 묵직한것이 마음이니까요.
아른아른 나부끼는 아지랑이 타고
연둣빛 물결이 살랑살랑 남실대듯
봄날의 햇살이 스며드는
해맑은 창가에서 당신을 만나고 싶습니다.
아름다운 당신께
이 봄의 빛깔과 잘 어울리는
아릿하고 잔잔한 사귐을 청합니다.
화려하거나 소란스럽지 않고
손에 잡힐듯 말듯
아련히 그립고 향기로운 사귐이었으면 합니다.
(글/노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