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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섬에 가고 싶다, 흑산도ㆍ홍도

shepherd2 2009. 3. 17. 12:28

 

[주말여행] 그 섬에 가고 싶다, 흑산도ㆍ홍도

기사입력 2008-09-21 16:01 기사원문보기
흑산도 사리포구는 방파제가 없는 포구다. 포구 앞에 떠 있는 7개 작은 섬들이 자연 방파제 구실을 한다.
목포에 다다르면 마음은 종잇장처럼 가벼워진다. 목포항에서 배를 타면 섬들이 점점이 뿌려진 다도해로 나간다. 팔금도, 안좌도, 자라도, 비금도, 도초도, 하의도, 상태도, 대야도, 우이도, 대둔도, 영산도…. 크게 그려진 섬만 해도 30개가 넘는다. 목포에서 출발한 배는 이 섬들을 굽이굽이 지나쳐 흑산도와 홍도에 닿는다.

◆흑산도

= 목포에서 쾌속선으로 약 93㎞ 떨어진 흑산도. 숲과 바다가 푸르다 못해 검게 보인다고 해서 섬 이름이 그렇게 붙었다.

흑산도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이 손암 정약전. 정약용 형으로 '자산어보'를 썼다. 흑산도에 사는 물고기와 해산물 등 155종을 채집해 명칭, 형태, 분표 등을 기록한 책이다. 정약전은 1801년 신유사화 때 유배되어 여생을 이곳에서 보냈다. 정약전 흔적은 아직도 남아 있는데, 사리 마을 산기슭에 있는 초가가 정약전 유적지 복성재(사촌서당)다.

흑산도는 자동차를 타고 섬을 한 바퀴 돌아볼 수 있다. 2시간30분 정도 소요되는데, 선착장인 예리항에서 시계방향으로 돈다. 섬을 정기적으로 운행하는 버스가 있지만 이를 이용해 섬을 여행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배차 간격이 워낙 길기 때문이다. 차라리 사륜구동 택시나 관광버스를 타고 돌아보는 것이 좋다.

차는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흔들리며 달린다. "차가 멎으면 즉시 내려서 미세요." 기사가 엄포를 놓는다. 빈말이 아니다. 돌투성이 흙길의 굽이와 가파르기가 예상치를 넘어선다. 순환도로 28㎞ 가운데 마지막 5분의 1만이 포장됐다.

유람선을 타면 홍도 절경을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다. 해벽과 바다가 어우러져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독특한 풍광을 만들어낸다.
처음 만나는 볼거리는 여바위. 첫 고갯길에서 내려다보이는 길쭉한 구멍이 뚫린 바위섬이다. 파도가 높아지면 이곳으로 바닷물이 쏟아져 나와 장관을 이룬다고 한다. 10여 분 더 가면 작지만 깨끗한 모래밭을 갖춘 샛개 해수욕장이 나온다. 배낭기미(배 닿는 곳), 가는게(오가는 곳) 등 대흑산도 소규모 해수욕장 중 가장 깨끗하다. 돌하르방바위와 거북바위를 본 뒤 묵령고개를 돌아 내려오면 크고 작은 7개 섬에 둘러싸인 사리(모래미) 포구와 칠형제섬 등이 차례로 펼쳐진다.

흑산도 관문인 예리항에는 홍어집들이 늘어서 있다. 홍어 하면 흑산도를 떠올렸지만 이제는 옛말이다. 예전처럼 많이 잡히지도 않을뿐더러 홍어잡이 배 역시 9척밖에 남아 있지 않다. 지금은 주민 5000명 정도만 살고 있다.

◆홍도

= 흑산도에서 배로 40여 분을 가면 홍도다.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홍도에는 풍란 동백나무 후박나무 등 5400여종의 희귀식물이 자란다. 홍도관리사무소 옆에 위치한 난전시실에서 홍도 자생 풍란 300 여점을 볼 수 있다.

흑산도가 남성적이고 우람하다면 홍도는 여성적이고 아기자기하다. 마치 지중해 어느 섬에 온 것 같은 감흥을 선사한다. 눈을 제대로 뜰 수 없을 정도로 밝은 햇빛과 푸른 바다, 이런 곳에 일주일만 머물렀으면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홍도를 제대로 보는 방법은 파도 출렁이는 배를 타고 바다로 나가는 것이다. 해안을 따라 펼쳐진 홍도 33경은 어떤 뛰어난 조각가도 흉내 낼 수 없는 작품이다. 온통 붉은색으로 물들어 있는 갖가지 모양을 한 해벽. 도승바위, 남문바위, 병풍바위, 탕건바위, 심금리굴, 흔들바위, 칼바위, 무지개바위, 제비바위, 돔바위, 기둥바위, 시루떡바위, 원숭이바위, 주전자바위, 좌불상…. 노련한 선장이 요리조리 해벽 옆으로 배를 댈 때마다 탄성이 터져나온다.

홍도에는 특이한 해수욕장이 하나 있다. 현지인들은 '빠돌'해수욕장이라고 부른다. 빠돌은 둥근 돌이라는 의미. 모래가 아닌 크고 작은 둥근 돌이 해변을 덮었다. 이 해수욕장에 누워 있거나 물에 들락거리면 신경통, 피부병, 무좀 등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홍도는 또한 낚시꾼 천국이기도 하다. 섬 전체를 빙 둘러 모두가 포인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돌돔, 볼락, 혹돔, 방어, 우럭 등이 잡힌다. 유람선을 타고 섬을 돌다 보면 거의 모든 바위에 낚시꾼이 진을 치고 있다.

자연과 사람이 한데 어우러져 살아가는 돌섬 홍도와 흑산도. 바닷길을 열고 여수에 젖은 나그네를 맞이하고 있다.

■ 흑산도ㆍ홍도 여행정보

△가는 길=흑산도는 목포에서 쾌속선으로 약 2시간 거리다. 경유지인 비금ㆍ도초도까지는 파도가 잔잔하지만 외해인 흑산도와 홍도는 파도가 심하다. 목포에서 오전 7시 50분, 오후 1시에 출항한다. 목포~흑산도 2만4300원, 목포~홍도 3만2600원. 씨월드고속(061-243-2111) 남해고속(061-244-9915). 동양고속(061-243-2111)은 흑산도~홍도 구간에 쾌속선을 운항한다. 어른 3만5100원, 중고생 3만1800원. 홍도 해상유람은 2시간30분 가량 소요된다. 어른 1만700원. 어린이 9000원.

△현지교통=흑산도여행은 예리항에서 관광택시나 관광버스를 타고 일주도로를 한 바퀴 돌아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택시를 이용한 일주 요금은 6만~7만원 선. 기사가 가이드까지 해준다. 소요시간은 약 2시간.

△먹거리=흑산도 음식은 홍어회가 최고다.육지 사람들은 옹기에 짚을 깔고 열흘 정도 삭힌 똑 쏘는 맛의 홍어를 좋아하지만 현지인들은 싱싱한 회를 즐겨 먹는다. 홍어는 부위에 따라 맛이 다르지만 흑산도 사람들은 코, 날개, 꼬리 순으로 선호한다. 흑산도산 홍어는 칠레산에 비해 고깃결이 살아나고 육질이 찰지다.

△상품정보=노랑풍선(02-2022-7290), 다모아항공(02-6915-8100), 모두투어(02-7288-700), VIP여행사(02-756-5151), 여행매니아(02-720-0205), 온누리여행사(02-564-4442), 온라인투어(02-3705-8300), 클럽리치투어(02-774-7772), 한진관광(02-726-5615) 등에서 다양한 흑산도ㆍ홍도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글 / 사진 = 최갑수 여행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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