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래된 일입니다.
음악을 좋아하는 나는 그날도 출근길에
심수봉의 새음반을 듣고 있었습니다.
테이프인지라 좋아하는 곡을 듣기 위해서는
다른 곡들을 흘러 들어야 하는 참을성도 있어야 하고
출근길 차량경호도 해야 하는 까닭에
무심한 마음으로 차를 몰며
강변이 보이는 워커힐 담장길을 S字 코스로 휘어져 들어갈 때
(무궁화) 라는 노래가 흐르고 있었고
"무궁화 꽃이 피는 건" 이라는 소절이 시작되는 순간
코너링이 끝난 우측 담장 아래로
무궁화 꽃들이 흐드러지게 펼쳐진 모습이 시야로 들어왔습니다.
매일 똑같은 출근길이었는데
날마다 눈여겨 보지 않든 그곳에서
그런 가슴벅찬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는 기쁨이
내마음에 오래도록 머물렀던 기억이 있었습니다.
먼 훗날 다시 밟을 수 없는 세월이 되어서
아른거리는 추억으로 내게 다시 찿아오리라 기대해 봅니다.
감동(excitement) 이라는 것은 특별한 곳에 있는것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 가까이에 늘 존재한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독일의 시인 칼 붓세(Carl Busse)가 쓴
(산너머 저쪽) 이라는 시가 있습니다.
-"산너머 저쪽 하늘 멀리
행복이 있다고 말하기에
그를따라 찿아 갔다가
아, 눈물만 흘리고 돌아왔다.
산 너머 저쪽 더 더 멀리
행복이 있다고 말을 하더라."
조병화 님을 시인으로 이끌어준 이 한편의 시로
"보이지 않는 곳이 있기에 슬픔을 마시고 살아온" 조병화님은
산너머 행북을 찿아 갔다가
빈 손으로 돌아와 보니
황금빛으로 반짝이는 노을빛 속에
집의 마당엔 과일나무가 꺽어질 만큼
과일이 주렁주렁 열렸드라고 당신의 시를 통해
행복의 실체(實體)를 이야기 했습니다.
서정주 님의 (국화 옆에서) 시처럼
집으로 돌아와 거울 앞에 선 누님같이
참된 행복은 평범한 일상의 가까이에 있다고
저는 생각 합니다.
그리고
"산 너머 저쪽 더 더 멀리"란
오늘인 동시에 바로 지금(只今)이 자리임을 나는 믿습니다.
나의
눈여겨 보지 않았던 일상의 작은 곳으로 향하는 마음과
해충을 끌어안아 농작물을 이롭게 하면서도
끈질긴 생명력을 지닌 무궁화로 부터
일상의 성실함을 잊지 않고 싶은 마음에서
닉네임을 무궁화로 정했습니다.
그때의 감동을 떠올리며...
오늘도 무지개를 찿아 길을 떠난 선한 님들을 생각합니다.
보이지 않는 축복과 인도(引導) 속에 광야를 걷는 님들을 생각 합니다.
일상(日常)이며 수고이며 감사이며 사랑인 것을 아는 날
이미 그들은 바로 지금을 계속할 수 있는
역량이 든든히 갖춰져 있으리라 떠올려 봅니다..
타협이란 " 난 아직도" 라는 미완의 경계(境界) 일 뿐입니다.
길을 떠난 자들을 포함한 우리를 위해 매일 매일 정성어린 식사를 준비하듯
블로그를 통해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고운 님들에게
변치 않는 축복이 끝까지 함께 하시기를
청자빛 푸른 하늘에 가을기원(祈願) 으로 띄웁니다.
끝.
-- 무궁화 님의 글 --
참고로 무궁화님은 지금은 폐쇄되어 없어진 Korea Blog 에서
수년간 우리와 함께 했든 Bloger 입니다..
아울어 첨부된 음악이 글쓴이의 취지와 달라서 글 내용 전달의
한계가 있음을 첨언합니다.
이글을 옴기며 무궁화 님의 건강과 행복을 빌어 봅니다..
그리고 이 글을 올려주신 Tender02님께 감사드립니다..
* 노래와 이미지 임의 삽입/choidk765.
" tender02 님의 룸에서 옴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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