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고싶은 추억의 노래

봄날은 간다 / 백설희

shepherd2 2011. 6. 1. 14:35

 

 

‘봄날은 간다’ 


        연분홍 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오늘도 옷고름 씹어가며 산제비 넘나드는 성황당 길에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간다. 



        새파란 풀잎이 물에 떠서 흘러가더라. 
          오늘도 꽃편지 내던지며 청노새 짤랑대는 역마차 길에 
          별이 뜨면 서로 웃고 별이 지면 서로 울던 
          실없는 그 기약에 봄날은 간다. 


         열아홉 시절엔 황혼 속에 슬퍼지더라. 
          오늘도 앙가슴 두드리며 뜬구름 흘러가는 신작로 길에 
           새가 울면 따라 웃고 새가 울면 따라 울고 
           얄궂은 그 노래에 봄날은 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