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스런 자연

지구를 휩쓴 5번의 대멸종, 그리고 다가오는 6번째···[김정욱의 별별이야기-빅히스토리]

shepherd2 2024. 1. 29. 07:26

지구를 휩쓴 5번의 대멸종, 그리고 다가오는 6번째···[김정욱의 별별이야기-빅히스토리](64)

김정욱 기자입력 2024. 1. 29. 07:00
 

 

■35억년전 탄생한 생명체···진화를 거듭해 오늘에 이르러
■그 동안 5번의 대멸종 일어나···모두 자연현상에 의한 것
■전문가들 “6번째 대멸종 다가온다” 경고···인류가 원인
[서울경제]
 

지난 63회 기사까지 우주과학과 천문학에 대한 내용을 다뤄왔던 ‘김정욱의 별별이야기’가 확장돼 ‘빅히스토리’로 이어갑니다. ‘빅히스토리’에서는 우주 뿐 아니라 지구 생명의 탄생과 진화, 인류의 역사와 종교·철학 등 우주 그리고 지구에서 일어난 일들을 다룹니다. 우리가 평소에 궁금해 했던 여러 이야기를 어린이부터 성인까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가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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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억년 탄생한 지구. 우리가 사는 이곳은 다른 천체들에 비해 매우 특별한 곳인데요, 바로 생명체가 살고 있기 때문이죠. 이 광활한 우주에 수 없이 많은 별과 행성, 위성 등 천체가 있는 점을 감안하면 지구 외 다른 곳에도 생명체가 있을 것이라는 게 과학계 중론이긴 한데 현재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한 생명체가 거주하는 곳은 지구가 유일합니다.

지구에 생명체가 생겨난 것은 지구가 탄생한 뒤 10억년 후인 지금으로부터 35억년 전입니다. 어떤 계기로 지구에 생명체가 탄생했는지 아직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미생물로 시작된 생명체는 진화를 거듭해 현재 우리 인간을 비롯한 다양한 동·식물에 이르렀죠.

 

현재 지구는 다양한 종의 많은 생명체가 번성해 있는 행성이지만 이 생명체들이 오늘날까지 오기까지는 그리 순탄하지는 않았습니다.

지구에서는 그 동안 5번의 대멸종 사건이 있었는데 지구의 생물은 5번의 리셋(reset)을 한 셈입니다.

대멸종이라 불리는 사건에는 △75% 이상의 식물·동물종이 멸종 △특정 생물군이 아닌 여러 생물군에서 멸종 현상이 나타남 △멸종은 지구 모든 지역에서 일어난 현상이었음 △상대적으로 매우 짧은 시간에 멸종이 발생 △한 가지 혹은 연관된 일련의 사건에 의해 멸종 현상이 일어남 이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1차 대멸종은 고생대 오르도비스기와 실루리아기 경계시기였던 약 4억4500만년 전에 일어났습니다.

이때 해양생물이 80%가 멸종했습니다. 세부적으로는 해양 무척추 동물의 100여 과(科·family)가 사려졌고 이끼·벌레인 완족류·태선류의 3분의 2가 자취를 감췄죠. 또 삼엽충, 필석류, 극피 동물 그리고 코노돈트의 멸종 현상도 일어났습니다.

이 시기의 지층에서 빙하기의 흔적이 다수 발견되기 때문에 멸종의 원인은 장기간의 빙하기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2차 대멸종은 3억7000만년에 일어났습니다. 이때는 고생대 데본기와 석탄기 경계 시기입니다.

당시에는 한순간 멸종이 발생한 게 아니라 긴 기간을 두고 생물들이 사라졌습니다. 2차 대멸종 시기의 상황을 보면 산소량이 감소하면서 탄소가 증가했는데 어떤 이유로 이런 변화가 일어났는지에 대해서는 학자들 사이에서 의견이 분분합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지지를 받는 가설이 초신성의 영향설입니다. 초신성이란 에너지가 큰 별의 폭발을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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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 대멸종은 약 2억5100만년 전인 고생대 페름기와 중생대 트라이아스기 경계 시기에 발생했습니다. 수백만년 동안 시베리아에 쌓인 탄소가 100만년에 걸친 화산활동을 통해서 이산화탄소로 뿜어져 나왔죠. 과도한 탄소의 배출은 온실효과를 만들어 지구의 온도를 섭씨 6도나 높였고 화산에서 나온 유독성 기체는 오존층을 지속적으로 파괴했습니다. 이에 광합성하는 식물들이 죽어 산소농도가 급격히 줄어들었고, 그 식물을 먹어야 하는 육상 동물들도 죽음을 피할 수 없게 돼 결국 지구상에 생물 대부분이 멸종했습니다.

약 2억500만년 전에는 4차 대멸종이 일어났습니다. 이때는 중생대 트라이아스기와 중생대 쥐라기 경계 시기입니다.

 

해양에서는 원시 어류로 추정되는 암모나이트를 비롯한 연체동물의 쇠퇴 등이 있었습니다. 육상에서는 거대한 초기 양서류, 포유류의 조상인 테랍시드(수궁류)를 제외한 시냅시드(단궁류)와 공룡과 익룡 및 악어를 제외한 대부분의 육상 지배 생물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습니다. 이 멸종 사건에 의해 공룡의 경쟁자로서 육상을 지배하던 파충류도 사라지게 됩니다.

이때는 대륙들의 분열로 인한 화산활동이 많아 이산화탄소의 증가로 산소량이 매우 부족했습니다. 과학자들은 4차 대멸종의 원인을 활발한 화산폭발로 인한 산소부족으로 보고 있습니다.

5차 대멸종은 중생대 백악기와 신생대 제3기 경계 때였던 약 6500만년 전에 일어났습니다. 이때가 바로 공룡이 사라진 시기입니다.

고생물학자들은 5차 대멸종의 원인에 대해서 오랫동안 연구해왔는데 소행성 충돌, 화산폭발, 기후변화(빙하기), 해수면의 변화 등을 꼽았습니다. 그리고 소행성 충돌에 의해 공룡을 비롯한 지구생물들 상당수가 멸종했다는 가설이 지금은 가장 지지를 받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은 이제 6번째 대멸종이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하는데요, 그 동안 대멸종은 지각변동이나 화산폭발, 소행성 충돌 등 자연현상이 원인이었지만 6차 대멸종은 인간에 의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전 대멸종에서는 자연현상에 의한 기후변화로 지구 온난화나 빙하기가 오래 지속됐는데, 현재는 온실가스 등 인간에 의해 지구 온난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죠.

21세기 들어 지구상에서 멸종한 생물은 20종 가까이에 이르고, 환경부는 이대로 가면 국내에서만 21세기 말 350종 이상의 생물이 사라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6번째 대멸종은 인간에 의한 것이기에 우리가 지금 무얼 하고 있는지 되돌아 봐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다행히도 인간은 대멸종을 예측·인지하고 이를 대비할 수 있는 유일한 생물종입니다. 결국 6차 대멸종은 우리에 의해서 일어나거나 우리의 노력에 의해 막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