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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는 생생 채소밭이다

shepherd2 2008. 12. 25. 19:06

 
블로그는 생생 채소밭이다








 

--블로그는 채소밭이다 --



컴퓨터를 열고 블로그에 글을  올릴  때 ,

나는 의사처럼 손을 정성껏 씻는다 .

실제로  블로그 글쓰기 작업은 내  상처의 치유법이다 .



나는  스스로 의사가 되어 나를 가볍게 격려하고 ,
토닥토닥 나를 쓰다듬어 준다 .

“잘했어 잘났어 ! 괜찮아 괜찮고말구 !
실수, 실패 
얼마든지 더 해봐 . 나자신인 너 ! 체리 !

고달픈 삶속에서도 꿋꿋하게 살아 있어 주어 고마워 !”

이런저런 위로의 말로 아픈 마음에 처방전을 내린다






블로그는 싱싱한 영양 많은 채소밭이다 .

나는 날마다 블로깅하면서 비타민 먹은 듯 생생하게 자란다

상추같은 파릇파릇한 글 . 브로콜리같은 두루뭉실 사진 ,

양파같은 텅텅 빈 내 마음을 올리고 ...혼자 흐믓해서

짝짝짝 !  박수치며 ,띵까띵까 춤춘다 .

이렇게 신나는 놀이터가 어디 또  있을까 ?


가끔 혼자 놀기 심심하면 친구들이 놀러와
덧글로  수다를 떤다 .


“ 안녕 ! 쑥갓 좀 퍼가면 안돼 ? ”

“안되는 게 어딨어 ...너랑나랑 친구잖어 ...맘대루 퍼가셔 ! ”

“오늘은 기분이 좋은가벼 .. 감자피부가 아따 제법 ..

탱글탱글 하구먼 ”

“ 그려 ...당근 ,기분이 짱이여 ! 오랜만에 저기 저...

 조인스 메인에 올랐어 ...기적이여 !

요즘 좀 바빠서 댓글도 못달고 ,친구방문도 못했더니

찬밥신세가 이만저만 아녀 !근디 오늘은 웬일이람 ...

저 중앙통에 떡버티고 있잖어 ...내 이름  서니베일체리 ...
기분이  띵호야야 !”


나는 목욕탕 토크쇼 유재석의 ‘해피투게더’ 사투리버전으로

혼자 북치고 무릎치고 손뼉치고 장구친다 .


미국에서는 블로그 스타들이 연말마다 텔레비전에 나와서

일년동안 블로그 콘텐츠로 번돈 자랑을 퍼붓는데,

한국은 블로거가 대접도 못받고 무시당하는 착찹한 기분도 
든다 그러나 상관없다 .열심히 꾸준히 진득히 성실히
부지런히  히히히히히히히 히죽히죽 웃으며 끝까지
물고 늘어지면  천하무적도 못당한다 .






우리동네 70살넘은 할머니가 걸어서 미국횡단을 
끝마치고 신문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했다 .



“ 크리스마스에 새 운동화를 선물 받았지요 .

그걸 신고 갈데가 없어서 옆집에 놀러갔고 ,

그러다보니 옆마을로 옆마을로  걸어서갔지요 .

처음부터 대륙횡단할 거창한 계획이 있었던 게 아니랍니다 .

그냥 한 걸음 ,한 걸음 ,문밖의  길을 걸어갔어요 ”

한걸음씩  한발자국씩 걸음을 뗀 것이 자동차로 달려서

10일 넘게 걸리는 길고 긴 ,장거리를 완수했다 .

인기절정의 개그맨 김병만은  ‘16년간 달인’코너에서  말한다 .

“해봤어요 ? 해보지 않았슴 ,함부로 말을 하지 마세요 !”

무엇이든지 직접해보지 않으면 그 맛을 아무도 모른다 .

대륙횡단한 할머니도 걷기 시작하면서 점점 탄력이 붙고 ,

그냥 걷는 것보다는 보다 보람찬 일을 하고 싶었을 것이다.


우리는 재주가 없다고 재능이 없다고 자신의 무능을 탓한다 .

실력은 하루하루 쌓아가는 습관이 이룩하는 금탑이다 .





올해도 위안과 희망의 말로 나를 사랑해 준 블로그

친구들에게 감사드린다 . 무공해 채소밭에서 기른

이슬머금은 투명토마토를 선물한다 .


이 투명토마토는 진정한 내 친구들에게로  가서

더 크고 영양가 많은 열매를 맺을 것이다 .

내 블로그 채소밭 . 주인 닮아서 체리향기가 난다 .

어제는 밤늦도록
내 몸처럼 절친한 친구들에게
요즘은 희귀한 크리스마스 카드에 친필로

‘마더 테레사’ 수녀님 말씀을  써서 보냈다 .

“ I love you ! because you are you "



올해 나에게도 새운동화를 산타클로스가 보내준다면
나는 아름다운 블로그 사이버세상에서
저 우주로 하염없이 걸어가 볼 것이다 .

불만  끄면 어둠으로 사라지는 나의 채소밭 !
"산타베이비 어서오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