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삶을 잊고

바보같은 곰팅이의 고백

shepherd2 2009. 5. 2. 11:50

 




♣어느 곰팅이의 고백 ♣

 

 


편한 길 이왕이면 폭신폭신한 평지로 사뿐사뿐 콧노래에 휘파람 향고운 꽃길 목마른 사슴처럼 쏜살같이 달려 시냇가 맑은 물에 목을 축이고 솔향기 풀풀 나는 들녘을 바라보며 하늘게시판 가득 뭉게구름 피어나는 파란 꿈을 그려 보는 것이 사람 마음일진데






억장 무너지는 괴로움과 눈물
가파른 가시밭 길 고개를 넘어
울퉁불퉁한 진흙탕 길  똥냄새로  가득 찬
사람들 틈에서 유혹  물리치고
먼 길 돌고돌아  땀 흘리며 가고픈
사람  어디 있으랴마는










눈 멀고 귀 먼 사람 처럼
보고도 못 본 채 듣고도 못 들은 채
십수년 진흙탕에 곰팅이 처럼 울며 걸어도
알 수 없는 건 사람  마음







억장이 무너지는 고통과 괴로움보다
더 무섭고 무서운 것은 인간이
자신을 속이고 남을 속이며 죄를 짓고도
잘 살 수  있는 세상
부와 명예만 있으면  그저 그만이라는
요즘 세상이  무섭다 





곰팅이 처럼  에스카레이터 보다는 계단을 오르며
지름 길 보다는 돌고 돌아 가는 길을 걸어도
그것은 그것대로 얻고 보는  것이 많아
신의 뜻이려니 축복이라 여겨 감사히 살며








어둠속 캄캄한 굴속에서도 걷다보면
하늘물에 세탁해 널은 하얀 햇살이 비추고
어둠속  별이 더 눈부시게 반짝이는 것을 보았기에
힘든 시간들이 나를 더욱 빛나게 하리라
믿고 또 믿었는데







보이지 않는 세월 시간의 흐름 속
곰팡이처럼 피어나는 거짓과 위선의 꽃들
그러면서도 목소리 높이며 잘 사는 세상을 보면







참으로 알 수 없는  일이다
조심해야지  세상 눈에 안보여도 조심해야지
하늘이 나를 보니 조심해야지
항상 올바른 삶 일 수는 없어도
마음 비우고 욕심 버려 부끄럽지지 않도록
자주 마음을 하늘물에 담가  빨래를 해서
들꽃향기 그윽한  솔밭에 널어야지
내가 나를 단속 해 본다

                                                                                  

 

                                                                                   ==== 옴긴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