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삶을 잊고

영혼과 육신의 대화

shepherd2 2012. 6. 9. 07:46

육신아 많이 미안하구나

나는 때가 되면 너를 버리고

싱싱한 새옷으로 갈아 입으면 되지만

너는 때가 되면 썩어 흙이 되거나

재가 되어 흩어질텐데

딱 한번 뿐인 생인데

만년에 고생시켜

정말 많이 미안하구나

너에겐 다음 생이 없으니

그저 팔자이겠거니 여기고

날 원망하지는 말거라

 

육신이 답한다

영혼아 내가 너를 만난 것도

대단한 인연이라 여기며

나는 너를 원망하지 않는다

 

그래도 한때 나마 내가 너로 인하여

폼나던 시절이 있었으니

미안해 하지는 말거라

 

나는 한번 가면 그만이지만

너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생을 반복해야 할 텐데

수도 없이 많은 희노애락을 겪으며

슬픔의 눈물을 흘려야 할

네가 정말 불쌍하구나

 

잠시 후 시절인연이 다하면

너와 내가 헤어지겠지

그 때까지 나에게

미안하다 생각지 말고

조금이라도 공덕을 쌓아

언젠가는 윤회의 굴레를 벗어나

니르바나에 살거라

 

생로병사의 고통도

희노애락의 번민도 없는

니르바나에 살거라

꽃비 나리는

니르바나에 살거라

 

http://blog.koreadaily.com/kwagimodo/559852 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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