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미국의 '일급 비밀' 북한 핵공격 계획..90개 타격목표 갖고 있어
박용한 입력 2017.09.11. 02:00 수정 2017.09.11. 08:37
평양을 비롯한 28개 도시, 90개 목표 노려
구체적인 좌표까지 표기, 즉각 공격 가능해
매티스 미 국장장관 언급한 '북한 전멸' 옵션
북한은 지난 3일 6차 핵실험을 끝낸 뒤 핵무기 개발을 완성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면 미국의 보복 공격을 피할 수 없다. 미국이 냉전시대 세웠던 북한 지역에 대한 핵무기 공격계획을 처음 공개한다. 미국은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는 비상 상황에 대비해 핵으로 타격할 북한 표적을 이미 선정해두고 있다. 미국이 핵으로 응징할 북한 표적에는 평양의 군 지휘시설과 공항 등이 포함돼 있다. 북한이 핵전쟁에 나설 경우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비롯한 군 지휘부가 가장 먼저 공격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핵공격 목표는 비밀이 해제된 일급 비밀(Top Secret) 자료에서 단서를 찾을 수 있었다. ‘1959년에 대비한 핵무기 소요연구(Atomic Weapons Requirements Study for 1959)’라는 보고서에서다. 이 보고서는 최근 비밀 보존기간이 만료되면서 60년 만에 빛을 봤다. 2015년부터 순차적으로 해제됐다. 이 문건은 1950년대 냉전이 시작되는 시기에 공산세력이 핵과 대규모 재래식 무기로 자유진영을 공격할 경우에 대비한 계획이다. 구체적인 핵무기 공격 목표가 공개되기는 처음이다. 중앙일보는 미국 국립문서기록보관소(NARA)가 공개한 800여 페이지의 방대한 자료에서 북한 지역 핵무기 공격 목표를 찾아내 분석했다.
비밀문건에서 가장 먼저 보이는 북한 내 핵 타격지역은 북ㆍ중 접경 도시인 신의주였다. 핵공격 대상 목록의 전반부에 나왔다. 그만큼 신의주를 중요하게 본 것이다. 또 ▶장전 ▶남포 ▶송림 ▶청진을 비롯한 북한의 항구도시와 산업ㆍ군사시설도 목록에 있었다. 핵공격 목록 전체를 분석한 결과 북한의 도시는 28곳이나 된다. 구체적인 타격지점은 90개가 넘었다. 목록은 단순히 지명을 나열하지 않았다. 공격 대상으로 분류한 근거와 구체적인 좌표는 물론, 공란으로 돼 있지만 어떤 핵무기를 얼마나 사용해야 하는지 상세한 계획까지 담고 있었다. 언제라도 실전에 적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냉전이 종료된 지금은 고도화된 핵무기에다 전략목표도 바뀌어 북한 지역의 핵타격 목표가 훨씬 구체적이고 정밀하게 정리돼 있다고 한다. 신의주와 같은 접경도시는 핵으로 공격하면 중국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제외됐을 가능성이 있다.
미국은 1959년을 전쟁 발발 우려 시기로 가정했다. 당시 핵무기 공격은 주로 폭격기에 싣고 이동해 공중에서 투하하는 방식으로 운용됐다. 옛 소련도 1949년 핵무기를 개발했기 때문에 미군은 활주로 파괴를 가장 중요하게 다뤘다. 지금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용 탄도미사일(SLBM) 등 다양한 원거리 정밀 투발수단을 보유하고 있어 핵작전 전략이 크게 변했다.
이번 북한의 6차 핵실험을 볼 때 북한은 내년 초까지는 핵무기를 미사일에 탑재해 언제라도 쏠 수 있는 핵무장을 1차적으로 끝낼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미국은 이미 60년 전부터 체계적인 핵무기 공격 계획을 마련해온 터여서 북한이 핵무기를 사용하면 압도적인 보복 공격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계란으로 바위 치기와 다름없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부 장관은 지난 3일(현지시각) 국가안보회의(NSC) 직후 “우리는 북한의 완전한 전멸을 바라지 않는다”면서도 “우리는 그렇게 할 많은 군사적 옵션을 보유하고 있다”는 언급이 미국의 핵응징 계획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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