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에 생명 불어넣은 '산소화' 점진적으로 진행
입력 2019.12.11. 16:58
지구는 약 24억년 전에 산소가 급증하는 이른바 '대산화사건(Great Oxidation Events)'을 겪기 전까지만 해도 산소가 없었다.
이 사건을 시작으로 약 8억년 전과 4억5천만년 전에 두 차례 더 산소가 폭증하면서 대기와 바다의 산소량이 현재와 같은 수준이 된 것으로 지질기록에 나타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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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엄남석 기자 = 지구는 약 24억년 전에 산소가 급증하는 이른바 '대산화사건(Great Oxidation Events)'을 겪기 전까지만 해도 산소가 없었다. 이 사건을 시작으로 약 8억년 전과 4억5천만년 전에 두 차례 더 산소가 폭증하면서 대기와 바다의 산소량이 현재와 같은 수준이 된 것으로 지질기록에 나타나 있다.
큰 동물일수록 더 많은 산소가 필요해 공룡이나 포유류 등의 등장도 고생대 때 마지막으로 산소 폭증이 이뤄진 뒤에나 가능했다.
산소 폭증의 원인을 놓고 논란은 있지만 산소 생성 생물의 변화나 지질 구조상의 변화가 촉발했을 것이란 게 주류 학설처럼 제기돼 있다.
하지만 이런 복잡하고 가능성이 크지 않은 것보다는 인(燐)과 탄소, 산소의 상호작용에 따른 필연적인 결과라는 새로운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이는 지구에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게 된 산소화 과정을 규명할 뿐만 아니라 지구와 비슷한 산소를 가진 외계행성을 찾을 수 있는 가능성을 높여놓는 것이기도 하다.
영국 리즈대학에 따르면 이 대학 지구환경학과 루이스 알코트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은 이론모델을 통해 지구 산소화를 '생물지화학적 순환(biogeochemical cycling)'의 결과로 분석한 논문을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 최신호를 통해 발표했다.
연구팀은 해양 생물지화학 모델을 지구 전 역사에 걸쳐 돌릴 수 있게 수정해 3단계에 걸친 지질구조나 생물학적 변화 없이도 인과 탄소, 산소의 상호작용만으로 대양과 대기의 산소량을 급격히 바꿔놓을 수 있다는 점을 입증했다.
연구팀은 약 30억년 전 초기 광합성 미생물이 등장하고 판구조 변동이 시작된 이후 다세포 생물을 지탱할 수 있는 수준으로 산소 수치가 높아지는 것은 불가피한 수순으로, 시간문제였던 것으로 분석했다.
해양 생물지화학 모델은 산소량 증가에 반응해 대양의 인이 증가하고 이를 영양분으로 삼는 광합성 생물에 영향을 미치는 상호작용 속에서 산소량이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것을 보여줬으며, 이것만으로도 지질기록에 나타난 것과 같은 3단계 산소 폭증과 일치하는 결과를 내놓았다.
논문 저자인 알코트 박사는 "이번 연구결과는 지구에 지적생물이 출현할 수 있게 해준 산소화에 대한 이해를 시험하는 것"이라면서 "이번 연구결과로 볼 때 행성의 산소화는 가능성이 낮은 생물학적 진전이나 지질구조의 변화가 여러번에 걸쳐 필요한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 산소를 가진 행성은 지금까지 생각되던 것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논문 책임저자인 벤저민 밀스 박사는 "이번 모델은 지구 표면에서 오랜 시간에 걸쳐 진행되는 점진적인 산소화가 지질학적 기록에 나타난 것과 비슷한 대기와 대양의 독특한 산소화를 가져온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과 탄소, 산소 간의 순화 관계는 지구 산소화 역사에 대한 이해에 바탕이 됐으며, 다른 행성이 어떻게 생명체가 살 수 있는 곳이 되는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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