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생태

나이가 무려 2000살..한국 '최고령'인 이 생물은

shepherd2 2022. 7. 27. 10:20

나이가 무려 2000살..한국 '최고령'인 이 생물은

윤희일 선임기자 입력 2022. 07. 27. 10:06
 
나이가 2000살이 넘은 울릉도 도동의 향나무. 산림청 제공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 살아있는 생물은 뭘까. 전문가들은 울릉도 해안 절벽에서 자라고 있는 향나무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보호수로 지정된 이 나무의 나이는 1998년 조사 당시 ‘2000살 이상’으로 추정됐다. 공식적으로는 국내 보호수 중에 나이가 가장 많은 것으로 기록돼 있지만, 산림청은 이 나무의 나이가 국내 나무 중에서 가장 많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나무는 사람 가슴 높이의 둘레가 2m이고, 높이가 4m에 이른다. 이 향나무는 나무가 도저히 자랄 것 같지 않은 절벽에 뿌리를 내리고 도도하게 그 자태를 뽐낸다.

동물 중에는 100살이 넘은 거북이 국내 동물원에 있지만, 아직 200살을 넘은 예는 없다. 정확한 나이를 확인하기 어려운 미생물을 제외한 동·식물 중에서 ‘최고령’ 타이틀은 울릉도 향나무에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하지만, 이런 고령의 보호수는 늘 사라질 위험을 안고 있다. 나무의 속이 썩어 약해지기 때문에 태풍 등의 자연재해 때 쓰러질 가능성이 있고, 병·해충에 의해 죽을 수도 있다. ‘고령’에 따라 자연적으로 고사하기도 한다.

국내 최고령 울릉도 향나무도 1985년 태풍 때 한쪽 팔을 잃는 아픔을 겪었다. 당국은 이 나무가 태풍 등에 더 이상의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기 위해 나무의 몸통을 쇠밧줄로 고정해놓고 있다.

산림청이 우리의 중요한 산림자원인 보호수가 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해 건강(생육)진단 및 안전진단 사업에 나선다. 산림청은 산림보호법 제13조에 따라 역사적·학술적 가치가 있는 노목(老木), 거목(巨木), 희귀목(稀貴木) 중에서 특별히 보호할 필요가 있는 나무를 보호수로 지정, 관리하고 있다.

2021년 말 기준으로 전국의 보호수는 1만3856그루로 집계됐다. 수종 별로 보면 느티나무(7278그루, 52.5%)가 가장 많다. 이밖에도 소나무(1753그루), 팽나무(1340그루), 은행나무(769그루), 버드나무(554그루) 순으로 보호수가 많다.

산림청은 보호수에 대한 건강 및 안전진단 사업에 15억 원의 예산을 투입한다고 27일 밝혔다. 우선 ‘나무의사’의 진단을 바탕으로 보호수의 건강 및 생육 상태를 상세하게 확인할 예정이다. 또 그 결과를 바탕으로 보호 대책을 마련한다는 것이 산림청의 계획이다. 예로 나무의 속이 썩어들어가 텅 비어있다면, 그곳을 메우고 받침대를 세워 쓰러지지 않도록 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산림청은 또 여러 보호수에 얽힌 옛이야기 등 인문·사회적 가치도 조사해 국민이 보호수와 같은 산림문화자산을 향유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임상섭 산림청 산림보호국장은 “보호수가 지역의 명소이면서 동시에 산림문화자산으로 오래 유지될 수 있도록 건강 및 안전 관리에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