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역사학자 나이토 세이추(內藤正中·사진) 시마네(島根)대 명예교수가 일본 외무성의 ‘독도 영유권 주장’을 정면으로 반박한 책자 『일본 외무성의 ‘다케시마(竹島)’ 비판』을 최근 출판했다. 일본어판과 동시에 한글판·영문판으로도 출간됐다. 그는 “일본 외무성은 역사적인 근거를 전혀 제시하지 못하면서도 독도를 일본 고유 영토라고 억지 주장만 하고 있다”며 “일본인의 명예 회복을 위해 책을 펴내게 됐다”고 밝혔다.
나이토 교수는 이 책에서 “일본이 독도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1695년 에도(江戶)시대에 에도(현재의 도쿄) 막부 정부와 돗토리(鳥取)번의 교류에서였다”며 “그 이전인 17세기 전반기에 독도 영유권을 확보했다는 외무성의 주장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또 “1695년 12월 에도 막부와 돗토리번사이에 독도 논의가 있었으나 에도 정부는 독도는 일본령이 아니라는 결론을 냈 다”고 밝혔다.
1877년 메이지(明治)시대에도 일본 정부는 조사한 뒤 “독도는 일본과는 무관한 섬”이라고 결정했다는 것이다. 나이토 교수는 “이런 역사를 보면 일본 정부가 1905년에 독도를 편입하면서 시마네현의 땅임을 재확인했다는 외무성의 주장은 앞뒤가 안맞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일본 외무성이 독도를 고유한 일본 영토라고 주장하려면 이같은 모순을 모두 해명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일본 외무성이 모순된 주장을 해명하지 못하면 올 2월 일본 외무성이 홈페이지에 게재한 ‘독도는 일본 고유의 땅’이라는 게재물의 내용을 즉시 수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나이토 교수는 2006년에도 『사적 검증 다케시마·독도』를 출판해 1905년 일본의 독도 편입 과정을 상세히 기술했다. 당시 일본 정부는 1905년 2월 각의 결의로 당시 주인 없는 땅이던 독도를 자국 영토로 편입했다며 독도 영유권을 주장했다. ‘무주지(無主地) 선점론’이었다. 그러나 영토 편입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일본 정부 관리들이 이미 독도가 한국의 강원도에 속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사료가 발견되면서 이 주장도 모순으로 지적됐다.
도쿄=김동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