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터

아득한 성자

shepherd2 2011. 11. 23. 00:11


 

 

 

 

 

하루라는 오늘

오늘이라는 이 하루에

 

뜨는 해도 다 보고

지는 해도 다 보았다고

 

더이상 볼 것 없다고

알 까고 죽는 하루살이떼

 

죽을 때가 지났는데도

나는 살아 있지만

 

그 어느 날 그 하루도 산 것 같지 않고 보면

 

천 년을 산다고 해도

성자는 아득한 하루살이떼

 

<아득한 성자> 전문




그 옛날 천하장사가

천하를 다 들었다 놓아도

 

한 티끌 겨자씨보다

어쩌면 더 작을

 

그 마음 하나는 끝내

들지도 놓지도 못했다더라

 

<마음 하나>전문


 
사내라고 다 장부 아니여
장부 소리 들을라면
 
몸은 들지 못해도
마음 하나는
다 놓았다 다 들어올려야
 
그 물론
몰현금沒弦琴 한 줄은
그냥 탈 줄 알아야
 
<몰현금 한 줄> 전문

조오현 스님:  1932년 경남 밀양시 상남면 이연리에서 출생
창녕 조씨의 세거지로 손꼽히는 마을이며 창녕 조씨의 후손입니다.
법명은 무산, 자호는 설악이지요.
1937년에 (겨우 5살이네요) 밀양 종남산의 은선암에 소머슴으로 입산하여
지금은 내설악 백담사 무금선원에 칩거하시면서 만해사상실천선양회 이사장직을 맡고 계십니다.


 
조오현 스님의 시 세계를 알아가는 과정은
인간 수행의 과정 같은 느낌이 듭니다
때로는 벽에 막힌 느낌도 들면서
때로는 그 벽을 허물고 세상밖에 나온 느낌도 듭니다
 
온화하면서도 강한 설득력을 가지고 있는 조오현의 시어는
가슴을 잔잔하게 파도치게 하다 결국은 커다란 태풍이 불어오고
그리고 다시 잔잔하게 만드는 마력이 있는 것 같습니다
 
내 마음 하나도 들지 못하는데
무슨 깨우침이 있겠습니까
그래서 막막합니다
 
아름다운 조오현의 마음 속, 절제의 미를 가지고 있는 그의 시 세계는
아득한 성자의 길로 가는 고행의 과정을 때로는 허무하게
때로는 절대적인 깨우침으로 담담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마음이 무엇입니까
마음이 무엇이라고 딱 집어 이야기 해줄 사람 있습니까?
마음을 본 사람 있습니까?
마음을 그릴 수 있는 화가가 있습니까?
마음이 과연 있기나 한 것입니까?
 
시 3편, 조오현
사진/글/카오스모스
 
 



  마음 명상 17곡/정강 스님

01 마음
02 마음의노래
03 아름다운 마음
04 마음의 눈 
05 마음이 마음을 안다
06 마음에 향기를 담고

07 마음의 문을 열며
08 마음의 그림자
09 님 향한 마음
10 마음의 도리
11 마음이 허공 같을 때
12 내 마음의 기도

13 이 마음 빈 들이여
14 내 마음은 가을달인가
15 청정한 마음
16 선의 마음
17 마음을 청정하여

 

http://blog.koreadaily.com/iclaudius 에서 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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