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삶을 잊고

너는 나처럼 살지 말거라

shepherd2 2012. 11. 30. 17:29


 

 

 

                    

 

 

                                              

너는 나처럼 살지 말거라


평생 농사일로 손에 흙 마를 새 없이 사신


아버지


"너는 나처럼 살지 말거라"


생명같던 땅 팔고 소 팔아

자식 대학 보내 주시고도


정작 당신은 변변한

옷 한 번 못 해 입으셨던 아버지가


그 때는 왜 그리도 부끄러웠던지요


견뎌온 세월의 무게만큼 등이 굽어

유년의 내 키만큼 작아지신 아버지


그러나 아버지의 사랑은

장성한 제 키보다 높고 길음을


아비가 되어서야 깨닫습니다


아버지 감사합니다.


수박서리 복숭아서리로

배고픔이 잊혀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과수원 할아버지에게


귓불 잡혀 집으로 끌려오던 날

아버지는 아무 말 없이

텅 빈 마당 한구석을 일구기 시작하셨습니다


그리고 어느 날부턴가

그 작은 마당이

온통 오색빛으로 물들기 시작했지요

앵두나무 한 그루


복숭아 나무 한 그루


감나무한 그루


그 작은 마당도.. 나무들도..


이제는 사라져 버렸지만

남의 것 탐내지 말고

바르게 살라던 아버지의 마음만은

지금도 제 가슴속에서 영글어갑니다


아버지, 바르게 살겠습니다.


어린시절 형과 싸우고 난 후

아버지께 종아리를 맞은 형과 나는

추운 겨울 우물가에서 발가벗고 벌벌 떨었습니다.


아버지의 발소리만 들어도 무섭고

두려워서, 가슴이 뛰었습니다.


그렇게 당당하시고 위엄스러운 아버지.

그런데 이제는 세월이 흘러 자꾸만 약해져

장성한 자식들의 눈치만 살피시는 아버지가

안스러워 눈물이 납니다.


아버지, 제가 잘못했을 때 때려주는

아버지의 그 당당한 매를

다시 맞고 싶습니다.


아버지, 사랑합니다.

받은 메일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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