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이 결혼식 하면 하얀 웨딩드레스와 검은 양복부터 떠올린다. 하지만 우리 조상의 결혼식은 달랐다.
먼저 용어도 '결혼(結婚)'이 아닌 '혼인(婚姻)'이라 칭했고, 신부는 하얀 웨딩드레스 대신 공주나 옹주가 대례복으로 입었던 원삼과 활옷을 입었다. 신랑은 양복 대신 관리가 입던 모자와 관복인 사모관대를 입었다. 결혼식 장소도 오늘날처럼 예식장이나 종교시설 등이 아닌 신부의 집 앞마당이었다.
베이비뉴스 웨딩뉴스팀은 ①폐백 ②이바지 ③함 ④예단 순으로 오늘날까지 이어져 내려오는 전통혼례 문화의 의미를 되새기는 기획기사를 싣는다.
함은 포장이 완성되면 신부에게 전달될 때까지 절대로 바닥에 내려놓지 않았다. 신랑 신부의 혼인을 축하하는 귀하고 상스러운 물건이기 때문이다. 신부 집에서 함을 받을 때에도 바닥에 내려놓지 않고 떡시루 위에 올려 받았다. ⓒ베이비뉴스 |
[베이비뉴스 특별기획 - 전통혼례 문화의 속뜻] ③ 함
'함'은 '납폐'라고도 한다. 납폐는 신랑집에서 보내는 신부집에 대한 혼인 허락에 대한 감사의 표현이다. 보통 혼서지와 신부에게 주는 선물을 담는다. 과거에는 청색과 홍색의 비단을 넣어 신부의 새 옷을 짓는 데 썼다. 오늘날에는 혼서지와 사주단자 외에도 예복과 예물, 화장품 등 신부가 시집에서 받는 선물 등을 담는다.
함 속에 넣는 것부터, 함을 포장하고 함을 옮기고 함을 신부 집에 가져가는 시간까지 함에는 깊은 속뜻이 담겨 있다.
함에 가장 먼저 넣는 것은 '오방주머니'다. 오방주머니는 잡귀를 쫓는 붉은 팥과 귀한 신분을 뜻하는 노란 콩, 인내하라는 찹쌀, 자손 번식을 뜻하는 목화씨, 절개와 순결을 뜻하는 향나무를 빨간색, 노란색, 파란색, 분홍색, 연두색 주머니에 각각 담은 주머니다. 주머니에 따라 위치도 달리 넣는다.
함을 쌀 때에는 안쪽이 청색, 바깥쪽이 붉은 보자기를 쓰며 보자기 끈을 감아올려 절대 매듭은 짓지 않는다. 신랑 신부의 앞날이 매듭지어 꼬이지 않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함은 포장이 완성되면 신부에게 전달될 때까지 절대로 바닥에 내려놓지 않았다. 신랑 신부의 혼인을 축하하는 귀하고 상스러운 물건이기 때문이다. 신부 집에서 함을 받을 때에도 바닥에 내려놓지 않고 떡시루 위에 올려 받았다.
신부 집에 함이 들어가는 시간을 낮과 밤이 조화를 이루는 해 질 녘으로 택한 것도 비슷한 이유다. 신성한 시간에 귀한 물건을 들인다는 의미다. 함을 지고 가는 사람은 '함진아비'라고 부른다. 모범적이고 금슬 좋으며 첫 자녀로 아들을 낳은 사람이 함진아비가 된다. 요즘은 보통 신랑 친구들이 함을 메고 가지만 전통적으로는 신랑 집안의 머슴이나 이웃사람이 지고 가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특히 함을 메고 갈 때에는 함을 신랑 신부의 미래에 빗대어 절대 뒤로 가지 않았으며, 함을 메고 가는 길은 오르막길보다는 내리막길을 택했다. 신랑신부의 삶이 후퇴하지 않고 고되지 않길 바라는 조상의 마음을 담았다.
♬흐르는 곡 : 인생은 미완성 - 이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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